날씨 좋음 Life

2012년 봄.
4월의 마지막 날.
날씨 참 좋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산도 들도 파랗고 빨간 꽃 자주색 꽃이 피어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봄 답지 않게 정말 선명하다.
마치 꽃 핀 가을 하늘 아래 있는 것처럼.

평소처럼 화암기숙사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나의 1학년, 2학년 봄학기를 떠올리며 또다시 감회에 젖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 분명히 즐겁지는 않았으리라.
왜냐면 그때 나의 평점이 좋지 않았고
성적우선주의의 나기 때문에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과 들, 꽃들을 놔두고.

이번학기부터 하루에 적어도 두 번씩은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는 연구단지 이곳 저곳을 누비다 나를 기숙사에 떨어뜨려놓고 간다.
버스를 타게 되니 바깥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학교 사람들과는 일찍 헤어진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이번 방학에는 무리하게 인턴하지 말고!
(어차피 개별연구를 하지만)
살도 빼고 그냥 평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마음만은 신입생처럼 살고 싶다.

벤치에 앉아서 Life

후배와 함께 정말 오래간만에 돈아돈아에서 바지락 만두국+칼국수를 먹고,
대학원이 어쨌다는 둥, 날씨는 좋은데 같이 나갈 사람도 없다는 둥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세한탄을 하였다.

까리용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예뻐보였다, 우리 학교가.
주마등화같이 지나가는 지난 대학교 세월.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나가고 나면 아쉬운 것이
대학교 생활인 것 같다.

나의 신세한탄을 들은 후배의 말,
"형, 안되면 우리 수학학원차려요. 굶어죽지는 않겠죠."
4년 전에, 대학교 삶에 적응하지 못하던 나에게 했던
아빠의 말씀이 생각났다.
"안되면 나랑 장사하자. 굶어죽기야 하겠니?"

돈을 쓰는 것/인간관계/시간을 돌린다면/책 구매 Life

한동안 식비 이외에 다른 곳에 돈을 거의 쓰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무분별한 소비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돈을 조금씩이라도 모아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귀차니즘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

인간관계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이 어느 순간 다시 없어진 것 같은 이 느낌...
작년엔 고딩 친구 둘이 대전 근처에 있어 이맘때 쯤에 많이들 본 것 같은데
이들이 대전을 떠나서도 그런 것 같고, 뭐 여튼 그렇다.
아는 사람들은 많아졌는데 이들 사이에서 겉도는 느낌이랄까

다시 대학교 첫 학기의 느낌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다.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냥 혼자 조용히 어떻게 끼니를 때울까 궁리하던 그때

...

만약 시간을 돌린다면 일학년 여름방학으로 돌리고 싶다.
사실 그렇게 재미있는 방학은 아니었다.
계절학기 듣고, 운전면허 딴 것이 거의 전부랄까
그때는 '방학'때에도 동아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계절학기는 옆 학교에서 회계학 전공 수업을 막무가내로 들었다.
교양수업이 아니고 조모임도 없으니 당연히 혼자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만 수업이 끝나고 재수준비하던 고등학교 친구와 같이 만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나는 수업 내용을 잘 몰라서. 그 친구는 정말 절실한 이유로.
고3때는 내가 더 잘했을 지는 몰라도, 대학교 와서의 나는 그때와는 달랐고,
그 친구 옆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곤 했다.
그리고 운전면허 수업. 
나는 겁쟁이라서 운전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남자치고는 정말 소심하고 방어적으로 운전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많이 깨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능과 주행 둘 다 한 번에 합격했다. 운이 좋았다.
항상 운전면허 수업을 들으러 갈 때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혹시 사고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데도 일학년 여름방학으로 돌아가고 싶다.
첫학기는 시원하게 말아먹었지만 다음학기에는 잘 될 것이라는 생각
공부도, 연애도, ...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그런 근거 없는 희망이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난 무엇을 하게 될까?

...

결국 오늘은 공부도 안되고 다 안되서
마음의 양식을 채워놓고자 책을 구매하기로 했다.

대학원에 간다는 것 Life

입학할 때만 해도 가장 당연하고,
쉬울 수도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대학원에 가는 길.
입학과는 별개로 대학원에 간다는 것, 그리고 계속 연구를 하게 된다는 것이
정말 무서운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하고
졸업 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은 채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남들보다 나중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

이런 삶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이러한 고민거리들을 이길 수 있도록 커야 한다는 점

리더십 수업 Life

공부가 잘 안되서 교양분관에 갔다.
교양분관에 조모임 아닌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음...2학년 말까지는 다녔었던 것 같았는데

어쨌든 나는 캠퍼스 중에 인문사회과학동 쪽을 제일 좋아한다.
우리 학교 캠퍼스 중에서 제일 공대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다. 건물도 나름 이쁘다.

공부하면서 불현듯 리더십 수업이 생각났다.
1학년 가을학기에 들었던 리더십 수업.
제목은 "문화예술 체험 및 관람"이었다.
보통의 리더십 수업은 동아리나 단체에서 만들어서 커리큘럼도 뚜렷하고 빡빡하게 진행되는 반면,
클릭질이 늦어 전혀 관심도 없었는데 들었던 이 수업은
어떤 여자 선배님께서 그냥 만드셨던 걸로 기억한다.
커리큘럼도 선배님 마음대로. 동춘당 같은 대전의 문화시설도 가보고
스타게이트에서 같이 영화도 보고(그때 본 영화들이 앤티크랑 모던보이였다... 둘다 내용은 그냥 그랬지만 뭐 재미있었음)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도 보고(하필 또 비극을 골라 봤다)
아웃백에서 식사도 하고 기숙사 주방에서 쿠키도 만들고 그랬다.
모두와 친해졌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 그 사람들, 그 시간들이 생각난다.

선배도 평범한 선배는 아니었다. 로스쿨 준비한다고 하셨는데,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쯤 법전 공부하느라 머리아프실 수도 있겠다.
같이 듣던 남자애가 둘 있었는데, 한명은 경영대학원에, 다른 한명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나만 캠퍼스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

입학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원 진학을 한다고 그래서
오랫동안 함께 공부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정말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뿔뿔히 흩어졌다.
다른 학교 대학원에 가기도 하고, 그냥 군에 갔다와서 취직하거나
유학도 있고, 로스쿨, MEET, DEET 등등...

아주 잠시만, 1학년 가을학기의 나로 돌아가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 사람의 생각, 관심사 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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